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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극리뷰] 대한민국 연극제 부산극단 ' 누리에' - 그림자의 시간
작성자 이솝 (ip:)
  • 작성일 2018-07-01
  • 추천 32 추천하기
  • 조회수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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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비가 그치면

순리대로

푸른 봄이 찾아오겠지"

 

 

 

3회 대한민국 연극제가 대전에서 뜨거운 경연이 펼쳐지고 있다.

대전예술의전당과 대전연정국악원에서 각 지역의 대표 팀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데, 그중 눈길이 가는

공연 한편을 보았다.

2018628(금요일) 대전예술의전당의 앙상블홀에서 열린 부산 대표 극단 <누리에>의 공연

"그림자의 시간"이다.

 

 

1894년 김홍집 내각에 의한 우리나라의 최초의 근대화를 여는 갑오개혁

개혁을 알리는 신호탄 "단발령"

역사에서는 고종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두발을 자르고 백성들에게 단발령을 실시하라고

명했다는 한 줄뿐이다.

 

그러나 연극에서는 고종의 '단발령'의 결단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그리고 역사의 이면에 가리어진 근대화의 진통과

그로 인해 희생된 이들이 있음을 보여준다.

 

결코 왕의 의지가 아닌, 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내정을 간섭하는 일본에 의해

두발까지 강요당하는 고종과

죽음까지 각오하고 왕의 이발을 해야 했던 윤찬

이 두 사람의 운명은 묘하게 닮았다.

 

배경처럼 흐르는 비는

가혹한 운명, 일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나라의 운명

 

그림자

자신의 소리를 내지 못하고, 주체가 되지 못한 체 일본의 간섭 속에 살아야 하는 고종과

내관인 윤찬의 모습으로 닮아 있다.


운명

차마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은 운명의 고리 속에 순환되어 순리대로 살아가려

애쓰지만 그럴수록 더욱 꼬이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상황들

삶을 살면서 의지대로 안되는 일이 얼마나 않은가?

 

내관인 윤찬은 이제 궁궐에서 쫓겨나 이발사로서 살아가며

아내와 자신의 아이가 아닌 아픈 자식을 보듬고 재신의 동생 재오까지 거두며

열심히 애쓰지만...

 

심지가 굳은 젊은 시절 내관의 윤찬과, 가정을 꾸렸으나 가장으로서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은,

나라의 왕이지만 실권이 없는 고종의 상황과 닮았다


연극을 보면서 선택이라는 것을 하게 될 때 우리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바르고 올곧은 윤찬에게 친구를 속였던 과오가 있었듯이

고종도 무기력하게 일본에 의해 개혁을 강행하고, 궁을 버리고 아관파천까지 하게 된다.

그러면서고 국권회복을 위하여 헤이그에 특사를 보내고

그로인해 실권하게 된다.

 

아픈 자식(국민)을 책임감을 가지고 돌보면서도 눈먼 아내의 배신

거두어준 재오(등돌리는 신하들)의 분노까지도..

재오는 윤찬의 마음 깊숙한 곳에 살고 있는 죄책감, 양심이라고 여겨진다.


아픈 자식은 직접 낳지는 않았지만 백성을 책임지어야 하는  왕의 중책

나라가 위태로우니 자식은 아픔에 연신 기침을 해댄다.

이런 비유가 참으로 와닿는 부분이었다.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이발소)을 위해 가위를 들어야 하는 윤찬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하게 된 일 이발소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맡은 왕이라는 직책

열심히 살고 있지만 운명은 참으로 가혹하다.

누군가의 그림자처럼 숨죽이며 살아야 하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 연극은 그들에 대한 위로이다.

 

연극를 보는 나에게도 큰 위로가 되었다.

 

그래도 비록 그림자이지만 살아온 시간은 존재한다.

내가 있음을...

그렇게나마 존재감으로 희미하게라도 살아있으니 족적을 남겼노라고..

 

그리고 고종이 윤찬 손에 쥐여준 아라사(러시아)의 시계(자아 의지에 의한 운명)

언제든 다시 힘찬 소리를 내며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임을 믿는다.

 

운명이라는 과거의 아픔 속에

미래라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부산 극단 <누리에>

'그림자의 시간'

오래도록 여운을 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두 시간여의 시간 동안 몰입하게 해준 열정적인 배우님들의

멋진 공연에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좋은 공연을 제공해준 대전공연전시에 감사드립니다.**


첨부파일 KakaoTalk_20180629_12223766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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